먼저 이번 제주항공의 무안공항 동체착륙사고 희생자들에게 삼가 조의를 표합니다.
제주항공 7C2216편의 대참사는 많은 이들에게 큰 충격을 안겨주었습니다. 이번 사고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희생되었고, 그들의 가족과 친구들은 평생 잊을 수 없는 깊은 슬픔에 잠겼습니다. 군생활 30개월을 공항에서 관제사로 근무한 저는 이번 참사의 직접적인 원인은 아니지만 그것의 콘크리트 지지대때문에 더 큰 참사로 이어진 로컬라이저 즉 계기착륙장치에 대한 설명을 해보려고 합니다.
✈️ 계기착륙장치 ILS와 LOCALIZER의 기능
계기착륙장치(ILS)는 항공기가 안전하게 착륙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중요한 시스템입니다. ILS(Instrument Landing System) 는 주로 두 가지 주요 구성 요소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글라이드 슬로프(Glide Slope)와 로컬라이저(Localizer). 글라이드 슬로프는 항공기가 활주로에 접근할 때 적절한 각도로 하강할 수 있도록 유도합니다. 로컬라이저는 활주로의 중심선을 따라 항공기를 정렬시키는 역할을 합니다.
비행기는 우리가 자동차를 운전할때 핸들로 방향을 조정하는 원리와는 다르게 공기중에서 방향을 한곳으로 맞추는 방법이 훨씬 힘들기때문에 비행기가 안전하게 방향각을 조정해서 활주로에 정확하게 착륙하도록 도움을 줍니다.
✈️ ILS를 이용하지 못할 때 대안으로 쓰는 PAR의 역할
ILS 이전에는 아래 사진과 같이 레이더를 보면서 비행기의 위치를 보면서 사람이 직접 착륙을 도와주는 방식인 PAR이 쓰였습니다. 하지만 레이더의 Calibration (미세조정)이나 장비의 이상작동이 생기면 사고와 직결되고 조종사와 접근관제사도 사람이다 보니 실수를 할 수도 있어서 ILS보다는 안정성이 떨어집니다.
거기다가 악천후에 시야가 거의 확보되지 않은 상태에서는 오로지 믿는 것은 착륙관제사의 안내밖에 없으니 조종사입장에서는 큰 부담입니다.
관제사 입장에서 조종사가 처음 공항에 착륙허가를 요청할때 착륙방식을 "ILS" 라고 요구하고 조종사가 활주로 끝에 있는 로컬라이저의 신호와 연결되었다는 것을 의미하는 "Intercepted on the localizer" 라고 말하면 크게 신경쓰지 않고 착륙을 진행할 수 있습니다.
🛬 로컬라이저 지지대 충돌을 예상하지 못한 공사 관계자
이번 사고에서 문제는 만일의 사고 시 지지대와의 충돌을 예상하지 못한 공사 관계자들의 책임입니다. 공항 시설물의 배치와 설계는 항공기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해야 합니다. 그러나 이번 사고에서는 이러한 기본적인 안전 조치가 미흡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활주로 주변에 설치된 지지대나 기타 구조물들이 항공기의 비상 착륙 시 큰 위험 요소가 될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한 것이 문제였습니다. 이러한 구조물들은 비상 상황에서도 항공기가 안전하게 착륙할 수 있도록 충분한 거리를 두고 설치되어야 합니다.
☁️ 안타까웠던 대안 - 짧았던 대처시간
콘크리트둔덕과의 충돌을 막을 수도 있었던 대안으로 동체착륙 (Belly Landing)시에 공항에 설치할 수 있는 베리어(아래 사진참조)도 있었지만 메이데이 2분만에 동체착륙을 시도한 회항의 시간이 짧았던 만큼 설치를 시작도 하지 못했습니다.
사고후에는 만약이라는 단어가 무의미하지만 위와 같은 대처방안을 시도할 수 있었던 조금의 시간적 여유가 있었다면 결과는 이처럼 참혹하지는 않았을거라는 아쉬움 큽니다. 이번 사고로 인해서 또 다른 재앙을 대비할 수 있겠지만 그 대가가 너무나도 많은 사람들의 피눈물이라는 현실이 슬플 뿐입니다.